[인도 여행기] 4일-아우랑가바드

Posted 2007. 9. 19. 14:17, Filed under: India

[현지시간 8월 8일 수요일. 여행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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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에서 제법 떨어져있다


밤을 새워 달린 기차는 새벽 4시경 아우랑가바드에 도착했다. 대략 6시간여의 기차여행. 인도에서의 두번째 밤은 그렇게 달리면서 지새웠다. 사실 숙소에서의 전날보다 잠자기에는 한결 나았다. 비록 시끄럽고 덜컹거리는 좁은 침대이지만, 이한열의 발길질보단 낫단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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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인데도 사람이 많다

도착한 역 안팎에는 이른 새벽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역 안에 누워 자는 사람들부터 해서 관광객을 노리고 나온 호객꾼까지. 인도를 여행하는 내내 보게될 풍경이었지만 당시에는 무척이나 새로웠다. 특히나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데서나 자는 인도인들의 모습이란-

역에서 내린 우리는 우선 다음 목적지로의 이동을 위한 버스 예약부터 하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는 아메다바드. 마땅한 기차편도 없는데다 버스로 가기에도 먼 거리였기에 침대가 있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역시나 지도상에는 그리 멀어보이지 않는 사설 버스 판매부스를 찾아가는데... 개멀다. 가로등이 전무하다시피한 길을 해가 아직 뜨지 않은 새벽녂에 다니려다보니 지도는 별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미친듯이 달리는 화물차들은 매 순간 생명을 위협했다고 하면 과장이 심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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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 도착한 사설 버스 예약 사무실

처음에는 어뚱한 버스정류장을 찾아가 생떼를 부렸다. 무척 이른 새벽이라 문이 닫혀있는것이 당연한데; 아무튼 그곳에서 챙겨한 팩소주와 참치통조림에 크래커를 곁들여 먹었다. 밤새 기차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고프기도 했고, 짐을 줄일 필요도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 버스정류장에서 통근버스를 타는 아저씨들 도움을 받아 찾고자 했던 예약 사무실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사무적인 질문만 하더니, 카메라를 보고는 대뜸 찍어달랜다. 허허... 대뜸 찍어달라는 요구는 어딜가나 있다! 이곳에서는 친절하게 그들의 컴퓨터로 사진을 옮겨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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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루피나 하는 아침식사!

그리고는 사무실 바로 앞 노점에서 파는 정체모를 음식을 사먹었다. 현지인들의 아침식사인듯 했다. 재떨이만한 그릇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커리류와 볶아진듯한 밥을 담아주고 그 위에 견과류와 인도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강한 과자 부스러기 같은것을 뿌린다. 홀홀 불면 홀홀 날릴듯한 쌀에 이거는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 향으로 먹는 음식.. 앞으로 줄창 먹는다. 함께 곁들인 음료는 짜이. 차의 현지 발음이라고 보면 된다. 홍차에 우유를 탄것. 쉽게 밀크티이다. 하지만 흔히 접하는 밀크티와는 맛이 상당히 다르다. 우선 계피가 첨가되는데다, 섞어마시는 우유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살균,멸균 가공된 우유가 아닌경우가 더러 있어서 욱- 할때도 있다. 아무튼 한열이는 이걸 먹고 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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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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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표정의 릭샤꾼 아저씨


다음날 아메다바드로 향할 버스를 예약하고, 미리 정해둔 숙소를 찾아갔다. 예약 한 것이 아니라 그냥 가이드북을 보고 여기쯤이 좋겠다고 정해 둔 곳이었다. 가는길에는 날이 밝아서 타고 갈 릭샤가 충분했다. 어렵지 않게 숙소까지 도착하고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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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짐을 풀면, 방이 이렇게 된다

인도에서 머무른 방중 가장 좋은 방이었다고 본다. 우선 침대가 세개라는점이 최고. 이한열의 발길질에 괴롭힘 당하지 않아도 된다는것만으로도 감사. 방에 들어서자마자 빨랫줄을 널고 씻으면서 빨래 하는건 배낭여행자에겐 기본이다. 아무튼 짐을 풀고 잠시 쉰 우리는, 점심을 먹고 엘로라 유적을 둘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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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만난 꼬마. 찍어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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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에 만난 아저씨들, 역시나 찍어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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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 나서는 사진을 보내달라며, 주소까지 적어준다

식당으로 가면서 사진촬영 요청을 수차례 받게되었다. 그도 그러할것이 내가 손에 들고 다닌 카메라는 한눈에 봐도 카메라이니... 사진 찍을 기회가 적은 이나라에서는 자신이 그 사진을 갖게 되지 못하더라도 별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특히나 요새는 여행자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찍은 사진을 그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한번 보고나면 그만이다 싶은가보다. 서너사람을 함께 촬영하고 그 결과물을 LCD를 통해 보여주면, 서로 너 뭐 그렇게 생겼냐는듯이 비웃으며 폭소를 터뜨린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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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다! 융숭하다!

도착한 식당은 가이드북에도 소개되어 있는 아쇼카's 패스트푸트라는 식당. 맥도날드풍의 정크푸드의 다른 이름인 패스트푸드 치고는 심하게 괜찮았다. 역시 음식은 먹다가, 혹은 다 먹고 찍어야 제맛. 체한 한열이를 제쳐두고 상현이와 나는 식욕을 과시했다. 왼쪽의 음료는 플레인요구르트쯤으로 생각하면 될 라시, 가운데에는 커리를 덜어놓은 접시, 오른쪽은 이 커리를 찍어먹는 난이다. 밥을 시켜 비벼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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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혈이 낭자할 것인가

그리고 한열이는 결국 체기가 더욱 도져 손을 따고싶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에겐 바늘이나 바늘을 대체할만한 뾰족한게 하나도 없었다. 결국 내가 가져간 멀티툴의 칼을 이용한 한열이..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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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슈프리머시에 나오는 법한 버스정류장

숙소에서 다시 나와 엘로라로 가기 위해 공영버스정류장을 찾았다. 한시간 거리인 엘로라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굉장히 오래되고 부실할것 같아 보이는 버스. 확실히 오래되고 부실하긴 한데 미친듯이 달린다! 비포장도로, 산악도로 뭐 가릴게 없다. 질풍노도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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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엘로라 유적

목숨을 건 한시간여의 여정이 끝나고 이윽고 엘로라 유적지에 도착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나는 역사, 종교 이런거 모른다. 물론 관심이 있지만 공부가 심하게 모자라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확실히 모르는만큼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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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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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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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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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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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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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답다! 싶은 대단한 규모의 석굴이었다. 내가 아는건 여기까지가 끝. 분명 지난학기 불교수업도 듣고 나름 괜찮은 학점도 받았건만! 지탄하며 그저 구경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한가지 든 생각은 이들에게 종교라는것이 얼마나 깊게 뿌리박혀 있기에 조악한 기술력으로 어떻게 이토록 대단한 일을 해 냈는가 하는 경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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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누님

유적을 둘러보고 다시 아우랑가바드로 돌아갈때엔 지프를 이용했다. 공영버스도 있지만 두곳을 오가며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지프도 있었다. 가격은 두당20루피. 버스 삯과 같다. 유적에서 나오는 길목에서 만난 스님과 누님도 동승. 스님은 성지순례중이라 하셨다. 워낙에 흔들려서 제대로 된 촬영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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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렷한 이목구비를 보라!

이 친구는 우리가 탄 지프 뒤에 매달려 아랑바드~아랑바드~를 외친 청년이다. 아우랑가바드까지 갈 사람이 있으면 타라는 것. 난감한건 당췌 사람이 더 탈 수는 없는 수위까지 태워놓고도 자신의 직무를 꿋꿋이 수행한다든 것. 아니 좁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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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야와 이일간

한시간 가량 지프를 타고 이동하며 맞은편에 앉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았던 것. 게다가 이 두분은 인도에서도 소수민족에 속하는 듯 한 분들로 힌디어도 잘 하지 못하는 분들이었다. 겨우겨우 주고 받은 대화가 통성명 정도. 와중에 이얼간은 아지야라는 이름의 아가씨에게 꽂혔는가보다. 챙겨간 오백원을 기념품으로 건네며 이것으로 자신을 추억해 달라고 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인도 루피로 얼마인지, 은행에 가면 바꿀 수 있는지 정도였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숙소로 돌아오고 나서는 이내 해가 떨어졌다.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다시 나섰고, 한참을 돌아다녀 영어가 전혀 없는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주문부터 음식을 받고 먹기까지의 과정이 하나의 퀘스트였다. 식사를 마치고는 맥주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와인샵을 찾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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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으로 가는 길에 지나친 서커스. 단체관람하기 위해 아이들이 모였다


겨우 와인샵을 찾아 맥주를 사는데 성공. 맥주를 사려고 하면 이들은 스트롱인지 마일드인지의 여부를 묻는다. 스트롱의 경우엔 7도를 육박하는 독한 맥주다. 우리가 주문한건 스트롱- 맥주 세병과 간단한 과자를 사다가 숙소에서 먹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과자가 카레맛이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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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여 로얄 10000

결국 카레맛 과자는 챙겨간 튜브 고추장을 발라 먹어가며, 또 쓸데없이 군대얘기나 하다가 잠들었다. 그저 군대얘기... 어딜가나 군대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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